최근 몇년간 자타공인 최고의 타자로 떠오른 최형우가 FA 시장에 나왔습니다. FA 자격 타자 중 최대어로 FA 자격 취득 전 '120억' 발언을 하면서 질타도 많이 받았지만 올해 성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말뿐이 아님을 보여주었습니다.

 

최형우는 1983년생으로 34살(만33살)의 외야수로 올해 성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타율] .376 [출루] .464 [장타] .651 [OPS] 1.116 [WAR] 7.75 [홈런] 31 [타점]144

 

타율 1위, 홈런 7위, 타점 1위, WAR 1위

 

팀성적이 안좋은 와중에도 2011년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며 커리어하이를 찍는 괴물같은 활약을 보여줍니다.

특히 144타점은 작년 박병호의 146타점에 이은 KBO 2위 기록입니다.

(공동 2위 03년 이승엽 144타점 , 3위 03년 심정수 142타점)

 

최근 최형우는 150억 제시설까지 뜨며 과연 얼마에 계약하게 될까하는 점이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기사에 나온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 ‘합리적’이라는 단어가 상당히 여러 의미를 내포한 단어다. 최형우 선수가 구단에 분명 필요한 선수인 것도 맞고 우리가 잡아야 하는 선수인 것도 맞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로 볼 때도 올 시즌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등의 인터뷰를 내보내며 선수를 잡을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나 금액면에서 쉽게 합의하지 못한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일각에선 제일 기획으로 이관되며 투자가 줄었다고 비난하는 반응도 있지만 삼성쪽에서 돈을 안쓴다기 보단 합리적으로 가치를 매긴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최형우가 뛰어난 성적을 올렸지만 150억은 과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몇가지 이유를 들어볼까 합니다.

 

역대급 타신투병 시즌

 

최형우는 데뷔 초 좌타 거포로 각광받았으나 2011년을 계기로 컨택능력까지 갖춘 만능 타자가 되었고 올해 드디어 수위 타자를 차지합니다. (1위 .376 2위 .365 김태균)

하지만 올해 규정타석 이상 55명의 타자 중 40명이 3할에 이를 정도로 방망이를 거꾸로 들어도 3할을 칠 타자가 나올만한 타신투병 시즌이였습니다.

거기에 31홈런을 쳤지만 7위밖에 안됐는데 거포의 기준으로 삼는 20홈런 이상은 무려 27명이나 되었습니다.

 

1999년 30-30이 3명 나왔던 원조 타고투저 시즌

3할 타자 20명

20홈런 이상 23명

 

2014년 각종 기록이 쏟아져 나오고 탱탱볼 논란이 일었던 타신투병 시즌1

3할타자 36명

20홈런 이상 14명

 

2016년 타신투병 시즌2

3할타자 40명

20홈런 이상 27명

 

최형우가 이번 시즌 최고의 타자 중 한명이란 것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성적이 좋았던 타자는 최형우만이 아니였다는 것은 고려해봐야할 사항인 것 같습니다. 

 

타자로썬 만점이지만 수비로는...

 

수비라는 것이 못하는 선수는 바로 티가 나지만 잘하는 선수는 좀처럼 걸러내기 힘듭니다.

세이버메트리션 조차도 '수비'라는 항목에 가치를 매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김현수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하기 전 국내 해설진은 '기멘슈 슨슈는 궁내 체증상급 슈비를 하는 슨슈다.라고 할 슈 있스요' 라고 평했지만 메이저에선 수준 미달의 수비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수비'라는 부분은 보기에 따라 다르게 평가 될 수 있지요.

타구 소리를 듣고 판단해서 슬렁슬렁 잡아내는 선수와 전력질주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는 선수 중 누가 더 수비를 잘하는 선수일까요?

같은 타구가 같은 곳으로 날아간다면 당연히 전자겠지만 야구에선 같은 상황이란 없기에 후자인 선수가 더 화려해 보이기도 합니다.   

 

슈퍼에 라면 사러 가는 듯한 수비

 

그래서 최형우의 수비를 따지자면 잘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크게 구멍으로 보이는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수비를 못하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최형우는 삼성 입단 초기엔 포수였으나 방출당하면서 경찰청에 입대했고 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외야수로 포지션을 변경합니다.

때문에 삼성으로 다시 돌아와 외야수를 보게 되었을 때 걸핏하면 만세를 부르며 상대 타자들에게 장타 조공을 함으로써 수비 못하는 선수라는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거하게 경기를 말아먹을뻔 한 재입단 초기의 최형우

야 웃음이 나오냐? 야 우규민 나오냐?

 

 

현재 외야수로 연차가 쌓이며 점점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만 그렇다고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된 것은 아닙니다.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를 보면 전체 중 56위이고 600이닝 이상 소화한 외야수 29명 중 17위를 합니다.

이걸 보면 외야수 중 평균은 되네? 할 수도 있지만 올해 삼성 외야는 최형우 - 박해민 - 박한이(배영섭)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이들의 처리율은 각각 31.2 / 47.5 / 41.1 입니다. 박해민은 WAA 600이닝 외야수 중 2위인 선수로 수비적인 능력은 어느정도 검증받은 선수이고 중견수라 처리율이 높지만 박한이까지 높게 나온 것에 눈에 띕니다.

(NC의 중견수 - 우익수 이종욱 47.2 - 나성범 37.9)

이를 보면 박해민은 좀 더 좌익수쪽에 치우쳐서 최형우의 수비범위를 일정부분 부담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형우는 4년 계약은 기본으로 따낼 것으로 보이는데 그 팀에서 35~38 세(만34~37세) 시즌을 보내게 됩니다.

박용택같이 운동능력이 뛰어났던 선수도 35세(만 34세) 시즌엔 외야수로 뛰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고 37세 시즌인 올해 대부분의 경기를 지명타자로(좌익수 27경기) 뛰었습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봤을 때 수비 능력이 더 떨어지는 최형우도 지명타자로 뛸 날이 멀지 않았다는 걸 예상할

수 있습니다.

최형우와 계약하는 팀은 계약기간의 상당 부분을 지명타자로 뛸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하고 그렇게 된다면 최형우의 가치는 크게 떨어집니다.

 

수비 못지 않게 문제가 되는 것은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나이 입니다.

10년 이상 메이저리그를 호령했고 지금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 되는 푸홀스도 30대 중반이 가까워 오며 당연시되던 3할-30홈런-100타점이 힘들어지고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나이가 들면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그로인해 성적이 하락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이에 역행하는 선수들이 몇몇 있지만 그 선수들이 특별한 것일뿐 최형우도 자연스러운 성적 하락을 맛볼 것입니다.

LG 트윈스의 이병규(9번)은 서른 중반의 나이에 LG로 복귀해 39세의 나이로 수위타자에 오르지만 곧바로 다음시즌 타율이 1할 가까이 떨어졌고 다시 반등하지 못합니다.

이처럼 나이가 많은 선수들은 부상 등을 당해 기량이 떨어지면 회복하기 힘들어 합니다. 그동안 몸관리를 잘해온 최형우지만 나이라는 변수 앞에선 알 수 없습니다.

 

서른 중반의 지명타자. 어떤 팀이 150억이나 주고 영입을 할까요?

 

 

10개 구단의 상황

 

간단하게 두 가지 상황으로 요약해보겠습니다.

 

불가 - 두산, LG, 넥센, 한화, 롯데

가능성 있음 - NC, KIA, SK, 삼성, kt

 

 

두산은 올해 3명의 FA(김재호, 이현승, 이원석)이 있었지만 김재호를 일찌감치 50억으로 잡았고, 이원석은 삼성으로 가면서 이현승정도만 잡는 선에서 마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NC는 2명의 FA(용덕한, 조영훈)이 있지만 두 선수 모두 원 소속팀에서 잡지 않으면 FA 미아가 될 위치의 선수들이고 NC에게도 필요한 선수기에 적당한 선에서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테임즈의 해외진출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부족한 화력을 최형우로 메꿀 가능성도 있으나 시즌 막판 승부 조작 구설수에 휘말리며 이미지가 안좋아졌고, 2년 연속 FA 최대어를 잡는 무리를 할까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넥센은 좌익수 고종욱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필요 없어 보입니다.

 

LG는 2군에서 4할 치는 타자도 콜업하지 않으며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라 거의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30대 초반의 내야수라면 몰라도 중후반을 바라보는 외야수는..) 내부 FA를 잡는 쪽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KIA는 최형우의 고향팀이기도 하고 이번 시즌을 5위로 마쳤기에 내년이 기대되는 전력이라 계속 링크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4년 40억에 나지완을 잡았는데, 올해 나지완은 거의 대부분의 경기를 지명타자로 뛰면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기에 지명타자로 계속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형우는 나지완과 포지션이 정확히 겹치기에 영입한다면 교통정리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아직 양현종이라는 투수 최대어가 남아 있어 해외로 진출하지 않는 한 양현종에 집중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빅3로 묶지만 최근 폼으로 봤을 때 나머지 두 선수와는 최소 1~2 단계는 더 높은 급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최형우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은 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돈으로 타자 용병 뽑는데 돈을 더 보태는건 어떨까 싶습니다.

 

SK는 김광현이란 팀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잡는 것이 최우선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최형우 문제는 두번째로 고려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임 외국인 감독을 맞이하여 최형우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SK도 작년에 최정을 잡으며 많은 돈을 썼기 때문에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는 매년 FA들을 긁어 모았지만 투자 대비 성적의 반등을 이루어내지 못한 부분도 있고 새로운 단장의 취임과 더불어 내년 내부 FA 들을 생각한다면 가능성이 낮습니다. 또한 최형우와 비슷한 타입의 보급형 약한남자 최진행이 있기에 낮게 점쳐봅니다.

 

롯데는 김문호가 4할을 노렸을 정도로 포텐이 터진 시즌이라 좌익수 걱정을 덜었고, 지명타자엔 최준석이 들어갈 수도 있고 혹시 모를 이대호의 복귀를 위해서도 전혀 최형우를 고려할만한 팀이 아니라고 보입니다.

또한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족발듀오와 송승준에게 거액의 계약을 안겨주나 3명 다 망하면서 앞으로 FA에서도 소극적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손, 송은 뻔히 하락세인게 보이는 선수들이였지만 덜컥 거액을 안겨줌..)

 

삼성은 최대어로 분류되는 차우찬과 최형우가 FA 시장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계약은 이원석과 먼저 하며 박석민이 빠져나간 내야에 안정감을 줍니다. 올해 초 제일 기획으로 이관되면서 삼성 야구단에 대한 지원이 많이 줄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실제로 2년간 좋은 활약을 펼친 나바로를 잡지 못하고 대체로 구해온 용병은 존재감이 없는 등 지원이 줄어든 것 같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원석만 잡고 보강을 마무리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최형우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지만 너무 몸값이 높고, 차우찬은 최근 몇년간 성적이 좋지 않지만 몸값은 특급선수 취급을 받아 붙잡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 본인의 해외 진출 의지)

그리고 이 팀의 가장 큰 문제는 존재감 없는 외국인 3명 이였습니다.

 

kt는 이진영이 FA로 나왔는데 올해 나이에 걸맞지 않은 쏠쏠한 활약을 펼쳤습니다.(타율 .332 10홈런 72타점)

따라서 적당한 2~3년 계약선에서 이진영을 다시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팀의 감독이 바뀌었습니다.

김진욱 감독이 부임함에 따라 힘을 실어주기 위해 깜짝 영입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있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최형우 한명때문에 10위에서 5위권으로 뛰어오를 팀은 아니기에 가능성은 있지만 그 확률 자체는 낮아 보입니다.

 

해외 이적

MLB, NPB 등 해외리그로의 이적설도 나온적 있으나 그 가능성은 국내 팀 이적보다 더 낮아 보입니다.

해외에서는 나이가 많고 수비가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 애초에 지명타자로 분류해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MLB의 경우 나이가 많은 신인 선수에겐 1년 내지 1+1 계약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으며 신분 자체도 메이져에 넘어가서 본인의 능력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이므로 본인의 의지가 충분하지 않다면 성사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NPB에서도 딱히 최형우를 영입할 이유를 찾기 힘드므로 해외 이적보다는 국내 잔류쪽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2016년 최형우의 WAR는 7.75 였습니다. 정규시즌 1위 두산은 93승을 거뒀구요. 단순 계산으로 따져도 84승을 한 2위 NC 외엔 최형우를 영입해봐야 두산에 비빌 수준도 안됩니다.

2016시즌 MLB 월드 시리즈 우승은 시카고 컵스였고 KBO 한국시리즈 우승은 두산 베어스였습니다. 두 팀 다 외부영입이 있었지만 영입전에 유망주들을 먼저 키웠고 그 유망주들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외부영입으로 메꿔서 우승을 이뤄냈단 생각이 듭니다.

10개 팀 중 5개팀이나 참가하는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 당장 100억이 넘는 돈을 쓸 것인지, 꾸준한 강팀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위해 쓸 것인지 생각하고 돈을 쓰는 구단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한화는 단장이 바꼈으니 이제 롯데 하나 남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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